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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つゆき
수다

25. 01. 02

by 라떼한잔주세요 2025. 1. 2.

어제보단 나아졌다. 어지럽고 몸에 기운 없는 것들은 조금 빠져나갔고 코막힘과 목아픔만 남았다. 감기 걸렸을 때 목이 아픈 것은 도무지 적응을 하지 못하겠다. 말을 할 때나 뭘 먹을 때나 침을 삼켜도, 재채기를 해도 적응할 수 없는 아픔이다. 어제 형이 여자친구랑 데이트를 하고 치아바타를 사 온다고 하여 쿠팡 로켓배송으로 잠봉 햄과 치즈를 주문했다. 그것들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빵을 먹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늘 베이커리를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요즘은 에어프라이어로도 제빵을 할 수 있어서 접근성이 예전보다 많이 나아진 탓이다. 얼마 전엔 치즈케이크를 몇 번 구워 먹었는데 맛이 좋아 다른 것들도 시도해 볼까 하다 아직 안 하고 있다. 제빵을 하려면 도구가 꽤 많이 필요해서 사야지라는 생각만 하고 아직 구매를 못 했기 때문이다. 나의 최종 목표는 과일 생크림 케이크를 직접 만드는 것이다. 케이크에 크림을 바르는 아이싱부터 제대로 해 봐야겠지만 위에 생크림과 다양한 재료들로 꾸미는 일은 예전부터 많이 해와서 제법 익숙하다. 시럽도 직접 만들고 생크림도 직접 만들어 나만의 케이크를 만들고 싶다. 그리고 갓 내린 커피와 함께 먹으면 정말 맛있겠지.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꼭 해 보고 싶은 일이었다. 같이 마트에 가서 재료를 사 오고 같이 만들고 같이 먹는 것. 그것만큼 행복한 게 따로 있을까. 행복이란 손을 뻗으면 닿을 것처럼 가까이 있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 뻗으면 잡히지 않을 거리에 있다. 눈앞에 보이는 것 같으면서도 눈을 감았다 뜨면 사라진다. 마치 꿈같기도, 환상 같기도 하다. 행복하고 싶다는 생각을 요즘엔 많이 한다. 멀리 있는 행복이 아닌 지금 내 옆에 바로 있는 행복을 찾고 싶다.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다 괜찮다고,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자기 암시를 열심히 해 봐도 아직 내가 환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효과가 없나 보다.
환상은 달콤하고, 꿈은 아름답다.
나는 나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한다. 이것을 알기 위해 참 많이 노력을 한 것 같은데 크게 쓸모가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아니 조금은 알았으려나. 알았다고 해도 아직 모른다고 해도 크게 차이가 있을까.
적당히 집이 있고 연봉이 적당히 1억이 되는 사람들이 상위 10%라고 한다. 그런 사람들을 보면 보통 하위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사는 게 별반 다르지 않다. 조금 여유가 있는 정도랄까. 인스타그램이나 인터넷에서 보는 돈 많이 있고, 자기 하고 싶은 것들 전부 다 하면서 사는 사람들은 상위 1%도 채 되지 않는다. 0.1% 혹은 그 이상이다. 이런 것들을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허황된 것들을 꿈꾸는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이전 회사에서 받은 연봉이 상위 30% 이내에 든다고 해서 조금 놀랐다. 내 생각으로는 그 정도면 딱 중간정도가 아닐까 생각을 했지만 의외로 나보다 적게 받는 사람들이 나보다 많이 받는 사람들의 거의 2배였던 것이다. 어떻게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적다고 생각한 금액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못 하진 않았고, 내가 먹고 싶은 것들을 먹고 싶을 때 늘 먹을 수 있는 경제적 상황이 되었으니. 어떻게 생각해 보면 그런 것들도 행복과 연관되어 있었을 텐데. 아 물론 그때 행복하긴 했다. 상황도, 모든 것들이 잘 되는 기분이었으니까. 그런 것들을 계속 생각해서 그런 것일까. 딱히 남들과 비교도 하지 않고, 누가 잘 됐다고 해서 배가 아프지도 않고 그냥 와 잘 됐구나 축하할 일이다라고 생각하는 정도인데. 어찌 보면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내 행복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이렇게 많이 아프고 힘든 와중에 괜찮냐고 연락해 줄 사람 하나 없는 삶이, 내가 너무 힘들었을 때 조금 쉬어도 된다고 말해 줄 사람이 하나 없는 것이. 그것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언제 생겼는지,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카페를 우연히 방문했을 때 거기서 주문했던 카페라떼와 케이크가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을 때. 맛있다고 말해 줄 사람이 한 명만 있으면 좋겠다.
같이 가줄 사람이면 더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