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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つゆき
이곳 저곳

[2025. 03. 22] 강남역 힉스커피 & 하이디라오

by 라떼한잔주세요 2025. 3. 24.

종종 보는 유튜브에 ‘궤도’라는 분이 계신데 과학 관련해서 이것저것 정말 재미있게 설명해 주시고 말씀도 잘하셔서 이것저것 찾아봤었다. 지금도 가끔 뜨면 보고 있다. 그러다 얼마 전에 강남역에 카페를 여셨다는 소식을 들어 궁금한 마음에 찾아보았다가 각종 행성과 우주 컨셉으로 구성했다는 글을 보고 조만간 꼭 방문해 봐야지 생각만 한 게 벌써 2달이 지났고 슬슬 가볼까 해서 일정을 하나 만들었다.

늘 그렇듯 일정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럽고 귀찮은 일이다. 무엇을 할지를 정하고 일정이 틀어졌을 때 대체할 다른 무언가를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천성이 P인 나에게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근데 모임에서 나보고 리더십 있다고 해준 사람이 있어 무척이나 고마웠다). 그래도 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만들었던 일정이 틀어지거나 그랬던 적은 없어서 몹시 다행이다(근데 사실 그만큼 준비를 많이 하기도 함).
아무튼, 힉스커피를 베이스로 두고 저녁은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 몇 개의 후보가 있긴 했지만 결국 하이디라오로 정했다. 훠궈는 나에게 조금 생소한 음식이기도 하고, 하이디라오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방문하고 싶었다.
모임 자체가 일단 서브컬처 베이스이기 때문에 중간 시간에는 강남역에 골고루 퍼져있는 굿즈샵&가챠샵을 방문해서 구경 혹은 구매를 하고 근처 오락실에 가서 인형 뽑기&간단한 게임을 하면 좋을 것 같아 그렇게 일정을 만들었다.

이후 일정은 모인 사람들끼리 상의해서 정하면 되니 일단 저렇게만 정해두고, 사람은 역시 4명이 제일 편하니 4명으로 만들었는데 늘 그렇듯 최종적으로는 7명이 모이게 되었다. 점점 규모가 커져가는 느낌.

힉스커피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각종 채널에서 광고를 많이 했던 터라 대기가 많이 있다고 해 조금 일찍 갔다. 나는 최소한 내가 주최하는 모임일 경우 사람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예약이 되는 웬만한 가게들은 미리 예약을 해두고, 웨이팅을 해야 하는 곳은 먼저 가서 웨이팅을 걸어 둔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일찍 가서 웨이팅을 걸어 두었다. 대기가 약 6팀정도 있어 엄청 오래 기다리는 느낌은 아니었다. 2시 20분쯤 도착해서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근데 몇 명이 늦는다고 해서(사실 한 명 빼고 다 늦음 .. 쳇 ..) 웨이팅을 취소하고 다시 웨이팅을 걸었다. 생각보다 웨이팅이 빨리 빠져 먼저 온 분과 같이 입장을 했다.

힉스커피의 입구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로봇이 있다.
각종 굿즈도 판매하고 있다.

우리는 6인이었지만(한 명은 저녁 먹을 때 합류하기로 했다) 6인 테이블 자리가 남는 곳이 없어 4인석에 의자를 두 개 붙여 앉았다.

여러 가지 전시가 되어 있다.
화장실엔 시그니처인 우주인 피규어가 있었다.
화장실은 남, 여 나뉘어 있었고 나름 깨끗했다.
각종 케이크들
지구를 모티브로 만든 코코넛 크림 말차 라떼
작은 우주인이 올려져 있는 티라미수 플래터
다른 분이 주문하신 매실 에이드

코코넛 크림 말차 라떼와 티라미수 플래터를 주문했다. 플래터는 그냥 적당히 한입씩 먹어보라고 주문을 해 보았다. 컨셉카페 치고는 의외로 다 맛이 좋았다. 코코넛 크림도, 섞어서 마신 말차 라떼도 맛있었고, 다른 분은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마치 스페셜 티를 주문한 것 같은 맛이 난다고 하여 한 입 얻어먹었는데 정말 맛이 좋았다. 에티오피아나 케냐 계열의 맛이 났다. 자세히 보니 드립백과 원두도 판매를 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원두들이 들어가 있었다. 매실 에이드는 먹어보진 않았지만 맛있었다고 한다.

한 분은 어제 새벽까지 파티를 즐기고 술을 마시느라 몹시 힘든 상태였는데 일어나 보니 핸드폰이 안 보여서 어제 파티를  했던 장소에 직접 가서 핸드폰을 찾아오셨다고 한다. 사실 너무 피곤해서 오늘 나오기 힘들 것 같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핸드폰도 없고 연락할 방법이 없어서 일단 핸드폰을 찾을 생각만 하셨다고 한다. 핸드폰을 찾고 나서 시간을 보니 약속 시간이 거의  다 됐고, 너무 멀지도 않아서 일단 오셨다고 한다. 이 분은 이전 모임에서 만난 적이 있었는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INFP남자에게 관심이 생겼는데 어떻게 하면 꼬실 수 있을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다. 마침 오늘 만나기도 했고 생각이 난 김에 여쭤보았는데, 전보다 많이 친해졌다고 말씀하셨다. 나도 INFP이다 보니 내가 이성을 볼 때 어느 부분에 설레고, 어느 부분이 좋은지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었다. 모든 INFP가 다 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카페에서는 간단하게 그런 얘기들을 나누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분은 너무 힘들어서 일찍 들어가 봐야겠다 하셔서 보내드리고, 남은 6명이서 적당히 카페에 있다 밖으로 나왔다.

무엇을 먹을까 유심히 메뉴를 살피고 있었는데, 다른 분께서 찍어 주셨다. 찍힌줄도 모르고 ..

 
미리 찾아 둔 가챠, 굿즈, 오락실을 차례차례 들렀다.

입구에 있던 마이멜로디.
각종 쿠지 정보들이 가득하다.
미쿠가 귀여워 보여 괜히 찍었다.
내가 뽑아 준 스폰지밥 피규어
오랜만에 사격이 하고 싶어 해 보았는데 .. 네 .. 그냥 해 보았어요. 찍힌줄도 모르고 .. 2

굿즈샵을 3곳 둘러보고, 인형 뽑기 샵을 2곳 방문했다. 어느 샵에 헌터x헌터 아르카 랜덤박스(아르카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가 있어서 2개를 구매했다. 그리고 인형 뽑기 샵에서는 미피 인형을 2개 뽑았다. 가챠샵에서는 처음 보는 푸린 피규어 캡슐 뽑기가 있길래 돌려보았다. 약 1시간 30분 동안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경도 하고 구매도 했다.
 
슬슬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어 다 같이 하이디라오로 이동을 했다. 한 분은 일정이 있어 중간에 하차하셨고, 저녁 먹을 때 오기로 한 분이 오셔서 다시 5명 파티가 되었다.

사람이 정말 엄청 많다.
각종 소스를 만들 수 있는 소스바.
토마토탕, 기본탕, 삼선탕으로 주문 했다.
다른 것들은 모둠으로, 고기는 양고기와 소고기로.
청도 맥주도 3병 주문했다. 나는 여기서도 칠리 소스만 먹었다.
훠궈 먹는 영상을 보면 고기를 젓가락으로 돌려서 둘둘 말아 탕에 담궈 먹던데, 그것을 해 보고 싶어 시도를 해 보았다. 성공했다 !
바삐 움직이는 젓가락들
중간에 변검 공연도 있었다.

변검은 늘 볼 때마다 신기하다. 어떻게 저렇게 순식간에 바뀌는지 몹시 신기하다.
 
하이디라오는 맛있었다. 왜 사람이 많고, 인기가 많고, 이 정도로 웨이팅을 해야 하는지 잘 알 것 같았다. 같이 가신 분 중에 설명도 잘해주시고, 먹는 방법도 알려주시고,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도 다 알려주신 분이 계셔서 덕분에 몹시 편하고 맛있게 먹었다.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이다 보니 자주 가지는 못 하겠지만 그래도 종종 가고 싶을 것 같다.

녹차 아이스크림

하이디라오를 다 먹고 나서는 갑자기 아이스크림 얘기가 나와 근처 배스킨라빈스31에 가기로 했는데 도착하니 매장에 자리도 없고 사람도 너무 많아 근처에 있는 폴 바셋으로 왔다. 각자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었다.
 
그러고 나서 빠지면 아쉬운 노래방으로 이동.

노래방 내부가 참 ..
기본안주와 과일안주

모임 사람들과 만나면 노래방을 참 자주 가는 것 같다. 다들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잘하기도 해서 그런가 보다. 나는 요즘 목이 조금 아프다 보니 잘 안 가려고 하는 편이긴 한데 이런 날은 또 안 가면 몹시 서운하니 무조건 가야지. 그래서 요즘은 계속 낮은 노래 위주로 부르고 가성을 많이 사용한다.
 
노래방 기본 시간은 2시간이었고, 1시간을 더 연장할까 했는데 대기가 있어 연장은 안 된다고 하여 밖으로 나와 술집으로 이동을 했다.

이자카야에 와서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술을 마셨다. 정말 많은 얘기들을 했고 각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해결해 주지는 못 하지만 개인적인 고민이나 힘듦 등을 들어주는 것을 잘한다. 애초에 사람들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다들 몇 번 만났다 보니 그래도 친해졌는지 약간 본인의 속마음 얘기도 하고 고민, 걱정 얘기도 해 주어서 이제 조금 친해졌나 싶었다.
 
나누었던 모든 말들을 여기에 옮길 수는 없지만, 많은 얘기들을 나누었다. 재밌기도, 슬프기도, 아쉽기도 했고, 응원을 해주고 싶기도 했고 .. 그랬다. 어쩌면 술을 마셨을 때만 할 수 있는 이야기 일수도 있고.
집에 돌아오며 생각이 조금 많아졌다(물론 바로 집 간 것은 아님).

마지막으로 해장국 집에 가서 감자탕을 먹었다. 볶음밥이 메뉴에 없어서 사장님께 혹시 직접 만들어 먹어도 되는지 여쭤보았고, 흔쾌히 허락해 주셔서 만들어 먹었다. 맛있었다. 여기까지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굿즈샵에 헌터x헌터 피규어를 팔길래 2개 구매했다.

아르카를 갖고 싶었다. 다른 것들은 전혀 관심도 없었고 .. 4개가 남아 있었고 이번에도 무게를 재면서 구매를 했는데 이번엔 무게가 다 비슷한 느낌이라 둘 중에 무엇을 고를지 고민하다 한 분께 어떤 거 살까요 ? 물어봤더니 오른쪽에 있는 것을 말씀하셔서 오른쪽 것을 먼저 샀는데 키르아 .. 그래서 내려가서 하나 더 구매했더니 카루토 .. 애초에 아르카는 없었다. 나머지 2개는 딱 봐도 무게가 엄청 무겁고 무언가 만져지는 것이 제노나 실버일 것 같아서 그 두 개는 그냥 배제를 했다.
 
아르카 굿즈 찾기 참 힘든데 아쉽다.

귀여운 미피 인형 두 개

인형 뽑기에 미피 인형이 있길래 뽑았다.

처음 보는 푸린 캡슐 뽑기도 있어서 했다. 퀄리티는 아쉽지만 그래도 귀여워서 만족.
 
어쨌든,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사람들과 같이 즐겁게 떠들고 이야기 나누는 게 좋다 보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곳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의 가치관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사람은 저마다 다 달라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이나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많이 알게 된다. 그렇게 알아가는 과정이 좋다.
 
이미 만났던 사람들과 다시 만나 다른 얘기를 하는 것도 좋다. 아직도 모르는 것들이 많으니.
궁금한 게 많고, 하고 싶은 게 많은 나는 그냥. 세상 모든 사람들이 궁금하기도 하고 세상 모든 일이 궁금하기도 하다.
 
계속 더 알아가고 싶은 사람도 존재한다.
그래서 계속 모임을 여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결국 나는 사람들을 참 좋아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