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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つゆき
수다

일주일.

by 라떼한잔주세요 2025. 3. 30.

그러니까 월요일은 취업 준비를 하다 아는 동생이 술 한잔 하자고 해서 간단하게 소주를 마셨다. 사당역에 있는 치킨집에 갔는데 깨진 술잔을 총 3번 받았다. 사장님이 미안했는지 감자튀김을 서비스로 주셨다.
이 동생은(편의상 J) 내가 생각하기에 누구보다 눈치가 빠르지만 오히려 눈치가 빨라서 눈치를 보다 어렵거나 힘든 일이 생기면 본인이 먼저 스스로 자처해서 궂은일을 맡아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다). J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얘기였다. J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원치 않아 스스로 힘들어도 참고, 혼자 속앓이 하는 느낌이다. 뭔가 옛날의 나를 닮은 것 같다. 그런 얘기를 하다 어쩌다 관심이 가는 사람에 대한 얘기를 잠깐 했다. 그때는 말하지 못했지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하나 있다. 사람의 감정에 옳고 그름은 없으니까 네가 느끼는 감정이 잘못되었다거나, 옳지 못하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라고. 스스로의 감정을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알아가면 되는 것이라고.

화요일은 별다른 특별한 일은 없었다. 하루 종일 취업준비를 했다.

수요일엔 오랜만에 펌프를 하러 다녀왔다. 정말 딱 10년 만이다. 대학 시절에 참 재미있게 했었는데 계속 잊고 지내기도 했고, 어쩌다 기계를 보아도 이젠 나이 들어서 하지 못 할 거란 생각을 했고, 하면 힘들고 다리만 아프겠지라는 생각을 했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어쩌다 보니 근처에 펌프 스튜디오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고 독립된 공간에서 할 수 있다고 하여 방문을 했다. 버전이 많이 업그레이드되어 옛날에 내가 했던 곡들을 찾기는 힘들었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찾아내서 추억 속의 곡들을 플레이해 봤다. 어려웠지만 재미있었다. 땀도 정말 엄청 많이 흘리고 오랜만에 뛰니 뭔가 기분이 좋은 느낌이었다. 그렇게 약 한 시간을 열심히 뛰고 카페에서 카페라떼 한 잔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목요일엔 모임 사람들을 만났다. 중앙해장에 다시 방문했다. 여기를 가고 싶다고 했던 분이 계셔서 같이 갔다. 맛있게 드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중앙해장에 방문하기 전 모임 분께 내가 했던 일과, 하는 일에 대해서 짧게 설명해 드렸다. 신기하다고 해서 조금 부끄러웠다. 내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일들인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내가 하는 일이 신기할 수도 있고, 몹시 새로울 수도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어찌 보면 모든 것이 다 그런 느낌이다. 내가 익숙하고 잘하고 아는 것들은 딱히 신기하지 않지만, 내가 모르고 어려워하고 잘 못하는 일들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니까.

금요일도 딱히 별 일 없이 취업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메일을 한 통 받았다. 지난번 테스트를 봤던 곳에서 메일이 왔는데 불합격 통보였다. 와 .. 나 그래도 진짜 모든 질문에 대답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조금 속상해졌다. 아니 사실 많이 속상했다.

토요일은 조금 늦게 일어났다. 큰엄마(실제 큰엄마는 아니지만 어릴 적부터 가족처럼 돌봐주시고 챙겨주신 분이다)가 노트북을 새로 하나 구매 했는 데 사용법을 몰라 사용법을 설명해 드리러 다녀왔다. 간단한 사용법과 필요한 파일들을 설치해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서 조금 누워 있었다. 다시 힘을 내기 위해 잠깐 웅크렸다. 다음 주부터 다시 힘내서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해야지.

오늘은 딱히 무엇을 할지 생각을 하진 않았고, 아마 잠깐 카페에 다녀올 것 같다. 커피나 한 잔 마시며 사람 구경을 조금 하고 집에 돌아와서 조금 쉬다가 다시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해야지.

옷을 두 개 샀다. 몹시 귀여워 보이는 옷이 있어서 사실 나와 잘 어울릴 것 같지는 않지만 그냥 사고 싶어서 샀다. 귀여운 것을 사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고양이가 너무 귀여워서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