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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つゆき
수다

by 라떼한잔주세요 2025. 4. 9.

면접 준비하다 귀찮아서 적는 일기 맞음.
오랜만에 달콤한 꿈을 꾸었다. 꿈이야 평소에도 워낙 많이 꾸기도 하고 정말 다양하게 꾸다 보니 일어났을 때 그날 꿨던 꿈에 대해서 잠시 생각을 하다 인상적인 장면이나 마음에 드는 장면이 있으면 기억을 해두거나 적어 두는데, 오늘은 한 개의 꿈만 꿨고 내용이 썩 마음에 들어 오래 기억하고 싶었다.
꿈의 내용은 대충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에게 고백을 했고, 받아 주어서 사귀게 되었다는 지나치게 평범한 내용이지만 그 속에 오고 갔던 말들이 오묘한 마음을 갖게 만들었다.
내가 했던 어떤 말이 그 사람에게 설렘을 느끼고 사랑받는 느낌이 든다는 표현을 나에게 해주었는데 이 말이 뭔가 마음에 오래 남아 나 또한 그 말로 인해 설레는 감정을 느끼고, 내가 사랑을 하고 있구나라는 마음이 깊게 들게 해 주었다.
사실 전한 말은 그렇게 로맨틱하지도, 멋지지도 않은 평범한 말이었다. 그저 헤어지기 전에 헤어지기 너무 아쉬워서 “이리 와, 안고 가.” 이 말이 전부였다. 문득 든 생각은 아마도 저 문장 자체의 의미보단 문장 속에 담겨있는 감정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나는 안기는 애정표현을 참 좋아하는데 사람과 사람의 접촉 면적이 가장 크고 서로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모른다는 점 때문이다. 포옹을 할 때는 보통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고 있으니 온전히 서로의 체온과 신체만을 느끼며 상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그런 모순적인 행동이기 때문에 오로지 나의 상상만으로 상대가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예측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어떻게 보면 서로가 서로에게 완전히 의지하고 있다는 마음이 담기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것을 알려주지는 않았지만. 때로는 문장 자체의 의미보다 그 문장을 말한 사람의 감정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 말을 했는지. 그것을 알아봐 주고, 그 속에 담겨있는 내가 너를 얼마만큼 사랑하는지에 대한 것과 내가 너를 얼마만큼 좋아하는지에 대한 것을 온전히 느껴주고, 또 나에게 말을 해주어서 그것이 참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행복하게 해 주었다.
연애를 하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보니 이런 작은 꿈에도 쉽게 설레고 기분이 이상해지는 느낌이지만 무언가 내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한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너무 당연하고 기본적인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준 기분이다.
나는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이 명확하게 구분이 된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은 별개이며 나의 감정의 무게 또한 많이 다르다.
나는 나를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하지만
내가 사랑하고 싶은 것만 사랑한다.
내가 사랑하고 싶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