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네가 처음이었잖아. 여기도, 저기도 그건 충분히 의미 있어. 그리고 아직도 나는 아주 천천히 천천히 조금씩 걸어가고 있는 거야.
돌려 말한다는 것은 진심을 감추고 싶은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몰랐으면 하는 마음이고, 단 한 사람만 알아주었으면 하는 그런 쓸데없고, 쓸모없는 하찮은 것이다. 그렇지만 가끔 그런 몹시도 하찮은 것들로 인해 구원받을 수도 있다.
오늘 14시로 일정을 하나 만들어 두었다. 원래 일요일 일정이 있었는데, 하나가 당겨져 다른 일정에 가려고 했지만 그것도 없어져 그냥 하나 만들었다. 진짜 대책 없이 만들었는데 의외로 사람들이 들어왔다. 신림역 근처에 있는 카페로 갔다.


평소처럼 라떼를 주문해 마셨다. 사람들과 열심히 떠들다가 디저트도 주문했다.

기정떡(몰랐는데 술떡)을 와플 기계로 구운 디저트와 크로플을 주문했다. 막 맛있다 느낄 정도는 아니었지만 나름 나쁘진 않았고, 신박했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다. 카페에서 2시에 사람들과 만났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좀 하다 보니 금세 5시가 넘었고 사람을 좀 더 불러서 저녁을 먹으러 갔다.
인스타 광고로 좀 많이 봤던 돌판 짜파게티를 파는 곳이었다.


삼겹살과 항정살을 먹고, 볶음밥과 짜파게티를 먹었는데 사실 맛보단 좀 비주얼 때문에 간 곳이라 음식에 큰 기대는 없어서 그냥 적당히 먹었다. 근데 의외로 떡쌈 + 항정살 + 구운 김치 + 고추소스의 조합이 상당히 맛있었다. 이것을 먹는다면 재방문 의사가 있다. 밥 먹고 나와서 두 분은 먼저 가셨고 6명이서 보드게임 카페에 가서 보드게임을 했다.




총 3가지 게임을 했는데 약간 인류애 박살 난 느낌. 다들 거짓말이 너무 능숙해서 내내 트롤짓만 했다.
적당히 놀며 즐기고 10시쯤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대책 없이 즉흥적으로 움직여도 나름 재미가 있구나 싶었다. 요즘 좀 일정을 계획적으로 만들어 움직이다 보니 가끔 이런 것도 필요하다 싶었지. 뭐 나름 즐거운 하루를 보냈습니다.
집에 와서는 또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내가 내가 되기 위한 몸부림. 이놈의 깊은 생각은 언제쯤 그만두게 될까. 이 생각을 하며 게임을 켰다. 뭔가 누군가랑 좀 떠들고 싶은 기분이다. 적당히 나의 감정선을 건드려 줄 누군가와 조금 심도 있는 깊은 대화를. 마음속 깊은 곳에 잠가둔 나의 문을 아주 조금만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참 좋겠다 생각하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P.S 길 가다 본 고양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