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말은 내가 생각한 대로 나오지 않는다. 마음으로는 분명 이런 상황이 오면 이렇게 말해야지, 이럴 때는 이렇게 말을 할 거야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늘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말이 나온다. 약간 의식이 잠시 끊기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뭐 그렇다.
오늘은 날씨가 무척이나 좋다고 하여 밖으로 나왔고, 걷는 내내 진짜 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펼쳐진 벚꽃과 목련 그리고 개나리. 꽃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이 친구들은 창조될 때 어떠한 임무를 받았을까란 생각이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좋은 향기도 나고 예쁘다. 세상을 조금 부드럽게 바꾸어 보라는 임무를 받은 것일까, 세상을 조금 더 향기롭게 채우라는 임무를 받은 것일까.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꽃들은 자기네들의 생존을 위해 꽃을 피워내는 것이겠지만. 뭐 어떠한가 일단 내가 보기에 예쁘고, 아름답고, 향기로운데.
나는 사람을 제외한 모든 것들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생물, 무생물 할 것 없이 전부. 사람에게 유익함을 주기 위하여.

샤로수길에 있는 '멜로우 스트리트'라는 카페에 다녀왔다. 매장 입구가 엄청 화려하게 장식되어있었다. 외관은 아주 멀리서부터 확실하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꾸며져 있지만 다른 건물보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정작 멀리서는 보이지 않는 게 조금 아이러니했다.
카페에 조금 오래 있을 예정이라 작게 모임을 하나 열었다. 카페에서 각자 할 일 하는 모임으로.




정말 다양한 종류의 푸딩을 판매하고 있었다.
나는 '피스타치오 딸기 브레드 푸딩'을 주문했다. 물론, 카페라떼와 함께. 판나코타나 쿠키, 케이크 종류도 많이 있었다. 커피 종류도 몇 있었는데 나는 스페셜티나 카페라떼 말고는 잘 먹지 않으니 유심히 살펴보진 않았다.
푸딩의 맛은 썩 나쁘지 않았다. 일단 피스타치오랑 딸기의 조합이 아주 괜찮은 편이다 보니 무난하게 맛있었던 것 같다. 카페라떼는 그냥 평범한 라떼.
그래도 매장 분위기라던지, 인테리어가 꽤나 괜찮았다. 뭔가 숲 속의 벽돌집을 떠올리게 만드는 느낌이랄까. 매장은 꽤 넓었는데 콘센트를 쓸 수 있는 자리는 조금 한정적이고, 의자가 너무 높아서 불편했다. 노트북을 사용하기는 썩 좋지 않다. 그래서 노트북을 풀로 충전하고 편한 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렇지만 편한 자리도 썩 편하진 않았다는 슬픈 이야기.
그래도 뭔가 작업을 할 목적 말고 데이트나 대화 나누기엔 좋은 느낌. 흐르는 음악도 적당히 조용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요즘은 가지 평소에 잘 가지 않았던 카페들을 방문해보려 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매장이나 몇 번 방문했던 매장들은 이미 맛과 느낌들을 다 알고 있으니. 게다가 동네에 카페가 워낙 많은지라 하루에 한 곳만 가도 한 달 내내 새로운 매장을 방문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근데 동네에 카페가 이렇게 많은데 왜 거의 모든 카페에 사람이 가득 차 있지 ?
아무튼 .. 오늘도 또 많은 회사의 문들 두드렸다. 그래도 입사지원 초반과는 다르게 요즘은 연락이 오고 있는 곳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그래도 일단 응답을 받고는 있으니.
나도 회사에서 입사지원한 사람들의 이력서를 검토하고 그럴 때 불합격에 대해서는 별도로 공지를 해주진 않았는데, 이게 구직을 하는 사람 입장에선 굉장히 불편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보통의 회사들은 채용 공고에 '불합격의 경우 별도의 연락을 드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을 보내주는 곳이 꽤 있는데(대부분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회사들이긴 하다) 그렇지 않은 회사들이 더 많다 보니 무응답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조금은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이것도 조금 초월함.
지난번에 새로 샀던 베이지색의 프린팅 후드를 입었다. 입어보니 뭔가 작은 것 같기도 하고 나랑 색이 잘 안 어울리는 느낌이었지만 그냥 입었다. 입으려고 산 거니까. 뒷모습을 내가 직접 보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리고 봄이니까. 봄이니까. 조금 밝은 옷을 입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남이 내 옷을 보고 뭐 그런 옷을 입었냐라고 하는 것은 신경을 쓰지 않는데, 내가 보기에 스스로 안 어울린다 생각하면 잘 안 입는 편이다. 그래서 회색의 옷을 잘 입지 않는다. 회색이 나랑 정말 안 어울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옷을 잘 입거나 옷에 관심이 많은 스타일은 아니다 보니 집에 있는 옷들도 다 무난 무난한 검정, 베이지, 네이비, 화이트뿐이기도 하고. 그래도 나름 최근에는 요즘 사람들이 입는 옷들을 조금 사기도 했는데 요긴하게 잘 입긴 했다. 옷을 사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고는 있는데 내가 원하는 옷 스타일이 지금의 나의 체형과는 참 맞지 않아서 살을 빼고 있긴 하지만 살이 쉽게 빠지진 않고 .. 하긴 카페에서 칼로리 높은 디저트를 먹는데 살이 빠질 리가 있나라는 생각도 들고 .. 그나마 운동을 해서 유지가 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 주저리주저리 뭘 이렇게 떠드나 싶기도 하고 .. 근데 그러라고 있는 일기장이고 .. 뭐 어쩌라고 마인드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