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동물을 기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고양이를 참 기르고 싶었다. 한때 나의 꿈은 고양이 11마리와 같이 사는 것이었다. 왜 11마리냐면 딱히 그 숫자에 의미는 없지만 그냥 11마리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때는 그냥 귀여우니까의 의미가 전부였다. 그러다 크면서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에도 알레르기가 있다. 어릴 적 한참 안고 있던 고양이나 강아지에게선 그런 반응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생겼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지금도 고양이를 몹시 애정하지만 만지거나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없다. 좋아하는 것과 함께할 수 없다는 사실이 뭔가 우울했다.
요즘은 부쩍 좋아하는 것들을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좀 지치고 힘들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곁에 두면 그래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으니까. 그래서 귀여운 것들을 더 찾는 것 같기도 하고. 귀여움이란 참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예전에도 가끔 그러긴 했지만 요즘은 하루가 끝나갈 즈음 오늘은 어떤 웃음 지을 일들이 있었을까 생각을 한다. 일어났을 때부터 눕기 전까지 하루의 감정은 어땠을까, 오늘은 어떤 생각을 많이 했을까, 오늘 하루 몇 번 웃었지 하는 것들을.
천천히 생각을 하다 보면 의외로 웃는 일들이 꽤 많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사람이란 원래 좋은 것보단 나쁜 것들을 더 많이 생각하고, 더 오래 기억한다고 생각하기에 일부러 좋은 것들을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믿는다.
아, 뭔가 격려가 필요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