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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つゆき
수다

역설.

by 라떼한잔주세요 2025. 5. 11.

나는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오늘은 형의 생일이고 하루가 더 지나면 형 여자친구의 생일이기도 하다. 우리 가족은 늘 생일 때 되면 시간을 정해 다 같이 모여 밥을 먹는다. 이번에 정해진 날짜는 10일이었고, 가족들이 다 모였고, 각자 애인들도 데려왔다. 원래 예정되어 있었던 일이다. 이 자리는 축하해 주는 기쁜 자리이다. 다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축하를 하고, 근황 토크도 하고 이런저런 여러 이야기를 하는 일 년에 딱 네 번 있는 그런. 하지만 나의 오늘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또 즐거웠다. 굉장히 역설적이다. 마음 안에는 슬픔이 가득한데, 이렇게 웃으며 떠들 수 있다는 것이 몹시도. 순간 내가 몹시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이 생이고 삶이지.
나 아닌 타인의 행복을 진심으로 비는 것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사람은 때때로 그 어려운 일을 해낸다.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내가 늘 했던, 그리고 늘 하던 기도를 했다.
삶은 유한하고 생명이 누구에게나 공평하진 않지만 그래도 부디 죽은 이가 평온한 안식에 들 수 있기를.

부디, 살아있는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는 힘과 작은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부디, 빛을 발견하고 그리로 나아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