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비가 왔다. 하루 종일.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내렸다. 예쁜 비가, 촉촉한 비가.
어젠 나의 생일이었다. 언제나 그렇지만 생일이라고 하면 늘 우울한 기분이 든다. 생일날엔 행복했던 적이 없다. 기뻤던 적이 없다. 늘 우울했다. 나에게 생일이란 그냥 우울한 날이다. 어제도 그랬다. 나에게 생일은 몹시 특별한 날이라는 인식이 있어 주변 사람들이 생일이면 꼭 무언가를 챙겨주곤 한다. 작은 축하의 말이라도 건네곤 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생일에 그것들을 전부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내 오랜 습관이다.
여러 회사에 입사지원을 하고 있다. 찾다 보니 참 다양한 회사들이 많다. 이력서를 회사별로 맞춤으로 쓰느라 시간이 제법 걸린다. 몹시 귀찮은 일이지만 꾹 참고 하고 있다. 언제나 취직은 귀찮다. 막상 일을 하게 되면 괜찮지만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도 귀찮다. 새로운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은 나름 재미있는 일이지만 나는 변화보단 유지가 좋다. 바뀌면 귀찮은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변한다고 해서 적응을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금방 적응한다. 그래도 변화가 싫은 것은 새로 알아야 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지기 때문이다. 근데 조금 모순적인 것은 나는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몰랐던 지식을 깨닫는 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다(물론 공부는 제외).
옛날에 만들었던 프로젝트들을 하나둘씩 꺼내보면 늘 그런 생각이 든다. 이걸 정말 내가 만들었다고 ?(몹시 부정적인 의미이다) 허접하고 난잡한 코딩에 소트가 엉망이라 위에 있어야 할 객체들이 아래 있다던지, 하이어라키가 정리가 하나도 안 되어 있다던지, 심지어 폴더링도 엉망이라 늘 소름이 돋는다. 그런 것들을 보며 아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구나, 착실하게 나아지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늘 이직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다. 제자리가 아니라 조금은 전진하고 있다고.
노래를 녹음할 수 있는 녹음실을 알아보고 있다.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는데 요즘은 시설이 잘 되어있는 곳이 많고, 녹음하고 간단한 믹싱까지 해주고, 음정보정도 해주는 곳들이 많다고 해서 다방면으로 찾아보는 중이다. 기회가 된다면 내가 부른 노래들을 예쁘게 편집하여 영상으로 만들어서 올려두고 싶다. 찾아보면 제법 많이 있어서 조금 신기하긴 하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해보는 것은 내 오랜 꿈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 예전 학교 수업 들을 때 장기자랑을 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약 50명 정도 앞에서 노래를 불렀던 적이 있다. 다행히 반응은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따로 날 찾아와 노래가 너무 좋았다고 해주었다. 기뻤다. 노래하는 것은 아주 오래된 취미이자 장기이다. 남들에게 말할 때는 '잘 부르진 못해요.'라고 말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나에게 노래를 잘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었다. 솔직하게 내가 생각했을 때는 난 잘 부르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늘. 그렇지만 노래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고 재미있기에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노래할 것이다.
날이 많이 추워졌다. 아침엔 몸이 덜덜 떨리는 기분이다. 나는 늘 이 시기에 취업을 준비하는것 같다. 지난번에도 그전에도 이 시기에 취업을 준비했다. 날이 추워질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