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1 투둑 투둑 투둑 투둑 머리 위로 빗줄기 세로로 내리고. 비가 내린다. 투둑 투둑 내린다. 땅이 촉촉하게 젖고 있다. 내리는 비는 대지를 적신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적신다. 머리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눈동자에 맺히는 빗방울을 보며 길게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빗방울이 담배연기를 뚫고 낙하한다. 톡, 툭, 토독, 투둑. 다양한 소리를 내며 대지와 부딪힌다. 젖은 땅에선 쿰쿰하지만 기분 좋은 냄새가 난다. 비의 냄새. 비가 올 때만 맞을 수 있는 특유의 냄새가 있다. 그 냄새를 좋아한다. 젖은 흙과 젖은 풀. 그리고 젖은 대지가 내는 비의 냄새.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비의 온도 속에서만 느껴지는 것이 있다. 오늘은 열두 시쯤 일어났다. 어제 내려둔 양고기를 손질해서 에어프라이어에 저온조리를 했다. 저.. 2024. 9. 12. 이전 1 ··· 18 19 20 21 다음